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열린 미 공화당 프라이머리 야간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 AP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열린 미 공화당 프라이머리 야간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 AP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비트코인(BTC)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지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스탠다드차타드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따른 상승선을 확보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에서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의 올해 말 목표 시세를 15만 달러, 내년 말 시세를 20만 달러로 보고 있다.

美 재무 위기에 따른 '부채의 화폐화'

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의 재무 위기가 부각되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정부가 과도한 부채에 허덕이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부채의 화폐화'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무부 주관으로 발행한 1조 달러 기념주화를 중앙은행(Fed)이 매입하는 방안으로 재정적자를 조달하는 것이 부채의 화폐화에 속한다.

이와 관련 과거 트럼프 정부에서 발행한 국채 규모가 바이든 정부와 비교해 훨씬 컸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 정부 부채의 연간 평균 순매도액은 2070억 달러에 달한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에는 550억 달러로 나타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미 연방정부 부채는 34조달러(약 4경7000조원)에 달하며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한 국채 발행이 늘면서 미 재무부는 최근 분당 200만달러(약 27억원)에 육박하는 이자를 지급하는 상태다.

이에 미 국채 시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함에 따라 매입자들의 철수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면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자산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수요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비트코인이 미 국채 신뢰 하락 환경에서 좋은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미국의 재정 예측 시나리오에서 비트코인은 달러화 축소와 미국 국채 시장의 신뢰 하락에 대한 좋은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대선 앞두고 트럼프, 가상화폐 보는 시선 '긍정적'

스탠다드차타드는 트럼프 정부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 환경도 지금보다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역시 시세 상승에 기여할 만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지원적인 규제 환경을 가지고 암호화폐 시장을 바라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화폐에 회의적인 시각이던 과거와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 비트코인 시장을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시절 암호화폐 규제를 적극 추진해왔으며 비트코인을 '신용사기'(scam)로도 칭해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뉴스에서 비트코인을 받아들일 의향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사용을 원하는 중이라며 이 시장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비트코인 관련 규제는 일부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미국 달러화를 통화로써 선호하지만 비트코인이 화폐 생태계에 있어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지난 3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재취임할 경우 "때로는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면 비트코인은 또 다른 형태의 통화"라고 수긍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암호화폐 채굴에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 암호화폐에도 주식처럼 '워시 세일 규칙'을 적용해 세금 회피를 위한 의도적 손절매 행위를 근절하는 내용을 담은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렇듯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확실시 되는 미 대선 상황 속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대하는 둘의 행보가 확연히 다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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