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中펀드 6% 오르자
투자자들 차익실현 이어져
올해 “팔자” 이어졌던 日펀드
주춤한 틈타 저가매수 열풍


 [사진 = 챗GPT]
[사진 = 챗GPT]
최근 일본 증시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이 일본 펀드에 대거 자금을 투입하며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정부의 각종 부양책 영향 덕에 수익이 나기 시작한 중국 펀드에서는 발을 빼는 모양새다. 연초만 해도 중국 펀드는 저점에 ‘줍줍’, 일본 펀드는 수익실현용 매도 행렬을 이어왔던 양상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직전 1달간 일본 펀드 수익률은 -3.72%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만 해도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55 평균 주가(닛케이지수)가 잇따라 과거 버블시기 고점을 돌파하며 역대 호황을 유지했지만, 최근 각종 악재 탓에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이 기간 일본 반도체 소부장주를 담은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 수익률은 -10.04%에 그쳤다.

반면 올해 초 한차례 저점을 찍은 중국 펀드는 같은 기간 5.66%의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이 기간 상승폭이 가장 컸던 중국 펀드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ETF로 32.28%에 달했다.

엇갈린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반응도 갈렸다.

이 기간 중 중국 펀드에서는 631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일본 투자 펀드에는 261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최근 1주일 동안의 자금유출입을 봐도 중국 펀드는 마이너스 111억원, 일본은 13억원 플러스로 중국 펀드는 순유출, 일본 펀드에는 순유입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한달동안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중국펀드에 집중됐던 지난 1월과는 비교된다. 당시 중국 펀드 전체 1개월 평균 수익률이 -6.41%로 극도로 부진했고, 일본 펀드는 6.26%으로 순항 중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펀드의 자금흐름과 수익률 모두 180도 달라진 것이다.

중국과 일본 펀드 수익률을 좌우하는 두 나라 증시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한달간 일본 닛케이지수는 4.9% 하락하며 이 기간 주요 20개국(G20) 주가지수 중 세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4%)과 비교해도 더 저조한 실적이다.

중동발 전쟁위기와 미국 기술주 부진 등 외부 악재에다 지난 3월 일본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에 따른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결과다.

반면 이 기간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2.0%, 0.5%씩 상승했다. 지난 4월 중국 국무원이 배당액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강화하는 ‘중국판 밸류업’ 정책인 ‘신(新)국9조’를 발표한데 이어 최근에는 소비 진작을 위해 전기차 구입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확정하는 등 증시부양과 경기회복을 노린 정책들이 잇따라 쏟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그동안 저조했던 중국 펀드에 돈이 물려있던 투자자들의 경우 펀드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데 맞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반대로 1분기 내내 너무 오른 일본 증시에 부담을 느껴 시장 진입을 망설이던 투자수요는 최근 증시 오름세가 주춤해진 타이밍을 노려 일본 펀드 매수를 시작한 것이다.

투자자들의 엇갈린 베팅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하반기 중·일 증시 향방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본 증시의 경우 34년 만에 찾아온 역대급 엔저가 관건이다. 최근 잇따른 일본 당국의 비공식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저현상이 계속될 경우 수출기업 실적 호조와 해외자금 유입을 불러와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펀더멘털 회복이 담보되지 않은 증시 부양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침체·가계 채무 상환 부담 등 구조적 경기 둔화 요인 감안시 중국 증시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그: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