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고객 없어 4월말 서비스 종료


 KT의 B2B 메타버스 서비스 ‘메타라운지’를 활용한 회의 모습. [사진 제공 = KT]
KT의 B2B 메타버스 서비스 ‘메타라운지’를 활용한 회의 모습. [사진 제공 = KT]
KT가 출시한 지 약 1년 반 만에 기업간거래(B2B)용 메타버스 상품을 종료했다.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통신사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서비스 또한 이용자 성장세가 꺾이는 등 통신3사의 메타버스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모양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자체 메타버스 서비스인 ‘메타라운지’를 지난달 말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라운지는 KT가 지난 2022년 12월 출시했던 B2B 메타버스 상품이다. 기업이나 지자체, 기관 등을 위한 맞춤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작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회의록 자동 생성, 실시간 번역, 얼굴인식 기반 아바타 생성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KT는 당시 출시에 앞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글로벌청년기후환경챌린지(GYCC)와의 업무협약을 메타라운지에서 체결하는 등 메타라운지 레퍼런스 창출에 힘썼지만 결국 고객사 확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KT 엔터프라이즈는 일반적으로 최근 1년간 신규 가입 고객이 없어 이용하지 않는 경우 해당 상품을 판매 중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KT는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용 메타버스 ‘지니버스’ 운영은 이어갈 예정이다. 지니버스는 일반 사용자가 즐기는 메타버스 서비스이지만 안드로이드 기준 다운로드 수가 아직 1만회 미만으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KT 관계자는 “B2C 서비스를 위해 AI 메타버스 플랫폼인 지니버스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융합한 차별화된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2B 플랫폼과 B2C 플랫폼을 같이 추진하던 사업 전략을 전환해 B2B 서비스는 접고 B2C 플랫폼에만 집중하겠다는 방향이다.

메타버스 열기가 식으면서 지난해부터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가 하나둘 문을 닫은 가운데, 통신사의 메타버스 서비스도 이러한 흐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대표적으로 싸이월드의 ‘싸이타운’, 컴투스의 ‘컴투버스’, 카카오 증손회사 ‘컬러버스’ 등이 메타버스 사업을 접은 바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메타버스 서비스도 장밋빛 상황은 아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KT 메타라운지와 유사한 B2B 상품인 ‘메타슬랩’을 포함해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 아동용 ‘키즈토피아’를 운영하고 있다.

메타슬랩의 경우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후 한 달간 대기업·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지만, 1년이 다 되어 가는 현 시점까지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베타 테스트를 통해 얻는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해 출시를 준비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다.

유버스 또한 지난해 7월 연세대학교 전용 버추얼 캠퍼스를 오픈하는 등 약 10개 내외의 대학교의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했지만, 연세대 이후 올해 아직 새로운 고객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버스는 기존 계약 대학과의 추가 사업 진행, 다수의 신규 대학들과 사업 논의 및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B2C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글로벌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꾸준히 300~400만명대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기록하며 통신사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는 순항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MAU가 60만명 가량 감소했다.

이프랜드 MAU는 지난해 1분기 390만명, 2분기와 3분기 모두 420만명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처음으로 역성장하며 361만명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인 2022년 4분기(370만명)와 비교해도 감소했다.

통신사는 생성형 AI 기능 등을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에 추가하면서 플랫폼 성장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이프랜드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AI 페르소나, AI 스튜디오와 같은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 밝힌 바 있으며, KT 또한 메타라운지 종료 이후 지니버스에 집중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키워드다. SK텔레콤은 최근 말레이시아 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키즈토피아 영문 버전을 통해 북미 시장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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